'소소일상'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1.05.22 계절을 만끽하기 좋은 장소
  2. 2011.05.04 글 잘 쓰는 법
  3. 2011.04.19 [펌] 남자가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들
♣ 봄
- 한강 시민공원 :

♣ 여름


♣ 가을


♣ 겨울


Posted by enj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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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법

소소일상 2011. 5. 4. 14:18 |

30초 안에 소설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드리죠. 봄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이번 봄에 무엇을 느꼈는지 쓰지 말고,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세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쓰지 마시고, 사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걸었던 길, 먹었던 음식, 봤던 영화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쓰세요. 다시 한 번 더 걷고 먹고 보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형식적인 것들 뿐이에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시고, 잊지 못할 음식을 드시고, 그 날의 기분과 눈에 띈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 놓으세요. 우리 인생은 그런 것들로 형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이상 강의끝.

 - 김연수, ‘우리가 보낸 순간’에서 -



글쓰기에 대한 책을 수십 권 읽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글쓰기원칙은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였다. 안정효는 이 원칙을 글쓰기 책상 앞에 써 붙여놓아도 좋을 만큼 중요하고 필수적인 가르침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설명’과 ‘보여주기’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이미 작가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최수묵은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에서 이것이 내러티브 기사쓰기의 첫 번째  원칙이라고 한다.  아무리 찾아봐도 두 번째 원칙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첫 번째이자 유일한 원칙인지도 모르겠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 강의를 하면서 이 말을 하면 어떤 수강생들은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개그맨 홍록기 이야기로 말문을 트곤 했다. 언젠가 TV를 보니 홍록기가 자기는 여자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럴듯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겠구나 싶었다. 바로 이것,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분노’, ‘두려움’, ‘좌절’, ‘환희’ 같은 감정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 자체를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성공인 것이다. “그녀가 울었다”고 말하지 말고 그녀를 무대에 올려 직접 울게 하라!


소설가 김연수의 30초 소설특강은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처럼 간결하고 명료하게 이 기법을 표현할 수 있다니! 나는 김연수가 단박에 좋아졌다.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형식뿐이란다. 그러니까 너를 사랑한다고 오백 번 말해도 그 사랑을 느끼게 해 주지 못한다면 공허하단 얘기다. 지금 이 부분에서 사랑한다는 말 대신 이런저런 몸짓이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빈약하다 못해 황량할 지경인 나의 이력서라니...


아!  억지로 하나 생각났다. 어느날 갑자기 대학시절 동아리 선배 하나가 떠올랐다. 십 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그 때도 실로 빈약했던 청춘을 회상하다가 어쩐지 그 선배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뭐라고 말하진 않았어도 엠티에서 굳이 내 옆을 비집고 앉던 모습이나 유독 따듯했던 눈매에 혹시 무슨 의미가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나서 얼마 후  그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25년 만이었고 서클 동기 한 명과 함께였다.  참치회를 사줘서 먹고, 호프집에 가서 맥주를 한 잔 하는 동안 얼마나 내 말을 잘 들어주었던지 마음 한 켠이 훈훈하게 덥혀졌다. 그 때도 별다른 말은 없었다. 젊은 날 팍팍했던 환경 이야기를 했고, 막 대학에 입학한 딸에 대한 애틋함 같이 상식적인 화제를 나누다가 헤어질 때 그가 문득 어디 한 번 안아보자며 슬쩍 껴안더니 내 이마에 입술을 댔다. 그 날  집에 돌아와서 나는 시 한 편을 썼다. 


이십 오년


단조롭고 밋밋한 내 청춘의 갈피에

그래도 남달랐지 싶은

선배의 몸짓 하나가 있다.

경동교회나 과천 영보수녀원에서

아무 말 하지 않았어도

가끔 꺼내보는

어깨짓 하나가 있다.

이십 오년만에 마주한 그는

그래도 쟤 예쁘게 컸다는 소리를 하여

예쁘지 않게 늙는 중인 나를 웃기더니,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 때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었노라고

방 하나에 식구들이 바글바글했노라고

그 얘기만 한다.

회를 살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야

한 번 안아보자며 슬쩍 당기더니

이마에 입술을 댄다.

사람 많은 종각 지하철역에서였다.

이래저래 그의 속내는

또다시 이십 오년 후에나

들을 수 있을 터였다.




지금 내가 이 장면을 떠올린 것은 순전히 김연수 덕분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원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을 뻔했다. 확인할 수 없는 옛날 선배의 마음 하나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온 몸이 찌릿해진다.  당최 신나는 일이라곤 없어 좀비처럼 기계적으로 움직이던 몸에 처음으로 피가 도는 느낌이다.  드디어 글쓰기 원칙 중의 원칙을 이해했다는 감격에 온 몸의 털이 오소소 선다.  그러니 언어를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Posted by enj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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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일, 발렌타인, 기념일들은 남자가 퍼펙트한 선물을 사주는지 알아보는 테스트 혹은 퀘스트가 아니다.

2. 가끔 우린 네 생각을 안하며 산다. 받아들여라.

3. 일요일 = 스포츠. 보름달에 썰물/밀물 바뀌듯 자연적인 현상이다. 내버려둬라.

4. 머리를 자르지 마라. 절대로. 긴 머리는 짧은 머리보다 "항상" 더 이쁘다.
남자가 여자랑 결혼을 겁내는 제일 큰 이유중 하나가 유부녀는 항상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이다,
그러고도 헤어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5. 쇼핑은 "스포츠"가 아니다. 더불어 절대, 절대로 우린 그렇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6. 우는 것은... 공갈 협박이다.

7. 너희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요청해라.
명확하게 해라. 은근한 힌트로는 부족하다!! 보통 힌트도 안된다! 절대적인 힌트도 안된다! 그냥 말을 해라!

8. 우린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 생일과 기념일은 달력에 붉은 펜으로 크게 동그라미를 그려놓아라.
그리고 자주자주 날짜 오기 전에 우리에게 되새겨줘라.

9. 상당수의 남자는 신발 3켤레와 티와 바지 몇 개 정도로 살 수 있다. 또 그렇게 산다.
우리가 너희의 30켤레 중 어떤 신이 너의 특별한 옷과 어울릴 것이라는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말아라.

10. "좋아" 와 "싫어" 는 거의 모든 질문의 납득할 만한 답이 될 수 있다.

11. 문제가 있을 때 정말로 해결하고 싶을 때만 우리에게 가져와라.
우리가 하는 일이 해결하는 것이다. 동조와 이해는 동성 친구들이 더 잘한다.

12. 두통이 12달 가는 것은 정말 문제이다. 의사를 찾아가라.

13. 제발 ... 자동차의 오일을 체크해라! 부탁이다...

14. 6개월 전에 우리가 한 이야기를 다툴 때 꺼낸다는 건 인정이 안된다.
명심해라, 우리가 했던 말들은 7일이 지나면 모두 더이상 효력이 없다.

15. 너희가 슈퍼모델처럼 입고 다니지 않을 거면, 우리가 영국 신사처럼 입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마라.

16. 우리가 한 말 중에 두 가지의 뜻이 될 수도 있는 말을 했을 경우,
그리고 그 뜻 중 하나가 너를 슬프거나 화나게 할 소지가 있다면,
우리의 말은 그 뜻이 아니라, 그 다른 두번 째 뜻을 의미한다.

17. 눈요기 하게 놔둬라. 이러나 저러나 눈이 돌아간다, 유전이다.

18. 무엇을 해달라고 부탁하든지 아니면 무엇이 되어있다면 좋겠다고 말해라.
하지만, 둘 다 한꺼번에 말하지 마라.
그리고 벌써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방법을 안다면, 스스로 해라.

19. 언제든지 가능하다면, 제발...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면... cf 중간 사이에 해라.

20. 콜롬버스는 길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여기저기 잘 찾아다녔다. 우리도 그렇다.

21. 남녀 관계는 처음 사귈 때의 2달이 계속 지속 되지않는다. 그냥 받아들여라. 그리고 다른 동성친구들에게 가서 호소할 필요도 없다.

22. 모든 남자는 16개의 색만 볼 수있다.
윈도우의 그 표준 색 팔레트처럼. 초코렛, 옅은 연보라, 마린카키 같은 것은 구별이 안된다.
먹는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다.

23. 몸이 간지러우면, 저절로 긁어질 것이다. 우린 그걸 실행한다.

24. 우린 생각을 읽는 초능력자가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 그런 능력을 터득하지도 못할 것이다.
우리가 너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너를 덜 이해하고 무관심하다는 증거가 아니다.

25. 우리가 "왜그래?" 하고 물어볼때 네가 "아무것도 아냐" 라고 대답할 땐, 우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너가 거짓말 하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걸 파헤쳐보아도 잘해야 본전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26. 답이 없는 질문을 던질 땐, 원하지 않는 답을 들을 것을 각오해라.

27. 우리가 어디를 가야할 땐, 진짜 정말로 아무거나 입어도 괜찮다. 맹세한다.

28. 만약 우리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할 땐, 다음과 같은 토픽에 대해 토론하지 못한다면 묻지마라.
예를 들어: 낚시, 군대 총기류, 자동차 부품, 동물 훈련시키기, 등등..

29. 너에겐 정말로 충분한 옷이 있다.

30. 너에겐 너무나도 많은 신발이 있다.

31. 외국영화에 나오는 외국 연예인은 그냥 외국인들에게 맡겨라. (단, 이소룡 또는 잘 싸우며 몸으로 때우는 배우들은 예외다.)

32. 우리에게 있어 맥주/자동차는 너희에게 핸드백이 흥분을 일으키는 이치와 같다.
Posted by enj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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